▲ 서울시청
1~8호선을 통합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31일 출범했다. 서울지하철은 1~4호선은 서울지하철공사(서울메트로)가 5~8호선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영했다. 도시철도공사 설립으로 운영권이 분리된 지 23년 만이다.

출범식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개최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태호 초대 사장·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공사는 277개역 300킬로미터 구간을 운영한다.

◇경쟁 위해 분리, 안전 위해 통합=서울메트로는 1981년 출범했다. 1994년에는 서울지하철 경쟁체제 도입 명분으로 도시철도공사를 새로 만들었다. 분리 이유 중에는 노조의 파업 파급력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서울시는 2014년 12월 지하철 통합혁신 구상을 발표하고 통합을 추진했다. 지난해 3월 두 공사 노사와 서울시가 통합과 관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 수용 여부를 두고 두 공사 소속 3개 노조 조합원이 찬반투표를 했지만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에서 반대표가 더 많아 부결됐다.

멈췄던 지하철 통합 논의는 지난해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발생한 이후 재개됐다. 서울시와 두 공사 노사는 같은해 10월 통합논의를 시작했다. 그해 11월 3개 노조가 통합 찬반투표를 다시 했고, 과반 찬성으로 통과됐다. 노사정 대표자들이 8개월간 논의해 안전조직 설계·안전인력 증원·직영화 등 합의안을 만들었다. 서울시는 “강제적인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 같은 기존의 통합방식에서 벗어나 서울시·두 공사·노조 간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실현한 통합”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지하철 안전을 강화했다.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해 1~8호선 안전관리를 일원화하고 호선별 안전관리관을 뒀다. 통합에 따른 본사 중복인력 393명은 현업분야로 배치해 안전 서비스를 강화한다. 외주위탁된 역사 소방설비·전기·환기·냉방업무를 하는 64명은 위탁계약 종료시 직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올해 7월께 노조 통합 논의 본격 시작=서울지하철노조(위원장 최병윤)는 이날 “안전과 공공성 확대, 노동존중 공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공사가 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통합공사는 시민 안전과 노동의 가치에 초점을 두겠다는 다짐을 말이 아닌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일하는 사람의 권리가 보장되고 노동이 존중되는 일터야말로 안전한 지하철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안전에 대한 정책적 지원 △지하철 경영 전면 쇄신 △노동 존중 직장문화 실현을 요구했다.

공사 소속 3개 노조는 통합을 추진한다. 서울지하철노조·서울메트로노조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는 지난 22일 ‘노동조합 통합 추진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들 노조는 선언문에서 “통합공사의 안전과 공공성 확대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지하철 노동자의 권익 증진과 단결을 위해 노조 통합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3개 노조는 내부 의결을 거쳐 노조 통합 공동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임금·단체협상 공동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3개 노조에 가입된 조합원은 1만4천500여명이다. 서울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서울메트로노조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의 집행부 임원선거가 6월 치러진다”며 “2개 노조의 선거가 마무리되는 7월께 통합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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