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쿠팡의 창원1캠프에서 배송실적 1등을 한 동료가 계약해지를 통보받았습니다. 이런 사태는 쿠팡의 전국 캠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습니다.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218명의 동료가 계약해지를 이유로 쫓겨났습니다.”

창원지역 '쿠팡맨' 강병준(31)씨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원회'에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전·현직 쿠팡맨 76명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쿠팡맨은 전자상거래업체 쿠팡에서 상품 배송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다.

전·현직 쿠팡맨들은 탄원서에서 “비록 6개월 계약직이지만 단순히 물건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감동과 기쁨을 전달하는 마음으로 고객 서비스를 해 왔다”며 “고용불안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강씨에 따르면 쿠팡은 5월 기준 쿠팡맨 2천237명 중 9.65%를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고했다.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0.4개월이다. 강씨는 “입사 당시 2년 동안은 비정규직이지만 열심히 일하면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쿠팡은 하루아침에 계약만료로 쿠팡맨들을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총이익은 3천900억원이다.

쿠팡맨들은 6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다. 그는 “쿠팡은 6개월 기간제 계약을 이유로 손쉽게 해고하며 인력 물갈이를 하고 있다”며 “인력부족으로 인해 남은 쿠팡맨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기본배달처리 건수를 꾸준히 높였다. 최근 3년간 쿠팡맨 1일 기본배달 처리 건수는 130건에서 220건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에는 최대 270건까지 올라 쿠팡맨들 사이에서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강씨는 “계약만료 해고에 대한 구체적인 사유가 알려지지 않았다”며 “상시적인 인력 물갈이를 통해 현장을 통제하고 온전하게 탄력적인 인력운용을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탄원서의 내용에 반박하며 분기별 평가에 따른 정당한 계약해지라고 주장한다. 배송효율과 안전운전·고객평가 등을 종합해 재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 점수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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