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썬코어노조가 43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최규선 썬코어 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들의 비호 아래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이 한국노총에 "당국에 사실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과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문봉인 썬코어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오전 리야드 알무바라키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만나 최규선과 사우디 왕자와의 투자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30일 밝혔다.

한국노총·금속노련·썬코어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씨와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들 간 사기공모 의혹을 제기하고, 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기자회견 후 알무바라키 대사와 만남이 성사됐다.<본지 5월26일자 7면 '썬코어노조, 최규선과 사우디 왕자 관계 밝혀 달라' 기사 참조>

한국노총에 따르면 알무바라키 대사는 "사우디 왕자와 최규선과의 계약은 민간사업에서 행해진 것으로, 사우디 정부가 관련된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부문에서 이뤄진 계약을 사우디 정부가 확인해 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알무바라키 대사는 그럼에도 "기자회견을 보면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 당국에 기자회견문과 한국노총이 질의한 내용을 보고했고, 사실확인을 요청했다"며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성경 사무총장은 "썬코어의 방위산업 계열사인 도담시스템스가 알 왈리드 왕자의 외아들이며 후계자인 칼리드 빈 알 왈리드가 회장으로 있는 KBW인베스트먼트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방산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 문제는 민간부문 문제가 아니다"며 "사우디 대사는 조속한 시일 안에 최규선과 사우디 왕자와의 투자 관련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사우디 대사관측의 공식 답변이 늦어질 경우 사우디 정부가 사우디 왕자와의 관련 사실을 은폐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최규선과 사우디 왕자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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