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연대파업 강행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의 시각은 곱지 않다.

뉴욕 월가의 애널리스트와 미국 언론들은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과 하이닉스 반도체(구 현대전자)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임박한 시기에 대규모 노사분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일단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제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총파업이 잘 수습돼 금융과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이 원만하게 이행된다면, 한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마련할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에선 한국의 총파업이 제너럴 모터스(GM)의 대우자동차 인수에 어떤영향을 미칠 것인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지는 한국의 연대파업이 GM의 대우차 인수 협상으로 낡은 부평공장의 폐쇄를 두려워하는 근로자들에 의해 촉발됐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5일 대우차 노조원들이 GM 주총에서 시위를벌인 이후부터 GM의 대우차 인수에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GM이 대우차를 인수할 경우 강성 노조의 투쟁을 유발하고, 경영자원과 에너지를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동차분야 연구기관인 DRI-WEFE의 레베카 린드랜드 연구원은 "근로자들이GM을 백기사로 보지 않고 있다"며 "대우차 인수로 GM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겠지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했지만, 대우차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GM이 인수하더라도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기업의 경영진들은 주가의 변화에 민감하므로, 월가의 이 같은 부정적인 견해가 GM의 결정에도 좋지 않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총파업 소식이 전해진 11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을 대표하는 외평채 가격이 하락, 이번 주말에 있을 하이닉스의 DR 매각과 가격 형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2003년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0.1% 포인트 상승, 0.7%에 거래됐다.지난 1년동안 외평채 가산금리가 1.03% 포인트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이날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큰 폭이다. 이에 비해 2008년 만기 외평채 금리는미세하게나마 하락, 안정성을 유지했다.

이는 월가의 채권투자자들이 한국 경제의 장기전망은 낙관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 발생하는 단기적 혼란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이닉스의 경우 물량이 많아 원주 대비 30%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하며 투자자 유인에 총력을 기울이는 형편에서 한국에서 연대파업이 발생한 것은시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채권시장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말을 인용, 노사분규의 확산여부와 하이닉스 외자유치, 대우자동차 매각 협상의 윤곽이 드러나는 이번주가 한국 경제 회복의 최대 고비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노사분규 발생이 한국에서 구조조정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분규가 악화되지 않는한 한국 투자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한국은 제2의 경제위기를 맞을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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