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부족과 과중한 업무 탓에 집배노동자가 또다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 5번째다.

24일 전국집배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께 대구성서우체국 김아무개(40) 집배원이 교차로 직진주행 중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트럭과 충돌해 사망했다. 이른바 ‘겸배’를 위해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겸배는 집배 인원에 결원이 생기면 집배원들이 배달 몫을 나눠 맡는 것을 말한다.

집배원 업무 특성상 안전사고가 빈번해 겸배를 하는 경우가 잦다. 사고로 인한 겸배가 또 다른 사고와 겸배를 부르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겸배가 지리적으로 낯선 다른 곳의 배달업무를 대신하는 것인 만큼 사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올해 4번째 사망자였던 아산우체국 곽아무개(47) 집배원 역시 사고로 공백이 생긴 다른 우체국을 지원하던 중 집에서 과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조사 결과 한 달에 겸배를 하는 횟수가 6일 이상인 집배인력이 전체의 23%나 됐다. 1인 한 달 평균 5.7회였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정사업본부가 제대로 된 인력충원만 했다면 과도한 겸배도 없었을 것이고 이번 건과 같은 사망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숫자는 충분하니 개인이 담당하는 구역을 조정해 업무량을 평준하게 맞추겠다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며 “숫자놀음을 멈추고 당장 4천500명을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