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들이 세계 조선업 불황 속에서도 선박 수주량 1위를 기록했다. 불황을 이유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조선소들이 경영계획을 재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수주량 1위를 기록해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은 연초부터 최근까지 25억7천만달러 규모의 선박(조선·해양부문)을 수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4.5% 급증했다. 올해 목표치(59억달러)의 43.5%를 이미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수주도 활발하다. 지난달 18억4천만달러 수준이던 신규 수주규모가 최근 22억8천만달러로 늘었다. 한 달 사이 4억8천만달러가 증가했다. 연간 목표치 65억달러의 35%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은 7억7천만달러 규모의 수주를 기록했다. 4월 이후 추가 수주가 없지만 영업활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건조의향서 체결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면 13억달러로 늘어난다. 회사 연간 목표치는 55억달러다.

전 세계 수주량은 지난해와 올해 큰 폭의 변동이 없다. 조선업 불황 속에서 초대형유조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찾는 곳이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소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두 선박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소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노조는 국내 조선소들이 일감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서 생산직 고용불안이 불거질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양플랜트부문 일감이 떨어지는 하반기부터 사내하청과 물량팀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대량 해고를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조선소 정규직이 맡고 있는 선박부문은 수주량이 확보되면서 일감 부족 현상이 심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은 구조조정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하청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발생할 대규모 해고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원청과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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