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게 '이게 은행이냐'고 묻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 KEB하나은행지부는 이달 4일 은행 경영진을 임금체불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사측이 옛 외환은행 출신 직원들에게 매년 지급하던 통상임금의 50%인 가정의 달 상여금과 세계노동절 보로금(20만원)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옛 하나은행 직원들에게만 지급하던 초과이익분배금(PS)을 옛 외환은행 직원들에게도 지급해 상여금과 보로금을 줄 수 없다는 방침이다.
지부는 같은달 12일에는 은행을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했다. 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치러진 옛 하나은행지부와 옛 외환은행지부 통합을 위한 선거와 이후 있었던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은행이 노조전임자 발령을 미루는 것도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지부는 “통합노조가 출범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노조전임자 인사 발령을 내지 않은 것은 노조탄압을 일삼던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유례가 없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허권 위원장은 “함영주 은행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청탁에 따라 은행 경영조직을 부당하게 변경해 승진인사를 한 국정농단 부역자”라며 “자진사퇴를 하기는커녕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경영진을 금융권 적폐 청산 1호로 지목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퇴진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것은 통합노조로 활동하는 현 집행부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이라며 “경영진을 국정농단 세력으로 지목하고 퇴진을 거론하는 상황이 전임자 발령을 늦추는 배경 아니겠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