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0.21 월 08:00
상단여백
HOME 안전과 건강 전문가 칼럼
소음성 난청 장해급여 청구권 소멸시효이태수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소망)
이태수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소망)

소음성 난청 장해급여 청구권 소멸시효와 관련해 근로복지공단 업무처리지침은 문제가 있다. 옛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별표5)과 공단의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지침은 소음성 난청 장해급여 청구권을 "소음작업장을 떠났을 때, 즉 퇴직한 때 또는 소음부서에서 비소음부서로 옮겼을 때 발생하며 퇴직 이후 3년 이내에 장해급여 청구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멸시효가 완성돼 지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5 관련 규정은 법령의 위임 없이 법령에 규정된 치유시기와 다른 치유시기를 규정함으로써 장해급여 청구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국민에 대한 대외적 구속력이 없다"며 "장해급여 청구권은 퇴직한 때가 아니라 산재보험법 5조에서 정한 치유 시점에 따라 병원에서 영구장해로서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난청 증상이 있다고 확진받은 때 성립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두7374 판결 참조)”고 판단했다.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5 관련 규정은 지난해 3월28일 삭제됐고, 공단 업무지침상 치유시기도 '소음작업장을 떠난 날'에서 '소음성 난청 진단일'로 변경됐다.

하지만 변경된 업무지침도 문제점이 있었다. 개정 시행규칙 시행 이전에 소음성 난청을 진단받은 경우 '진단일'과 '소음작업장을 떠난 날' 모두가 3년 이상 경과된 경우에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장해급여를 부지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공단의 변경된 지침과 다른 판결을 했다.

해당 사안에서 재해자는 광업소에서 1982년 8월16일 퇴사했고, 2008년 7월2일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은 후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청각장애등록을 했으나 당시 퇴직 후 3년이 경과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장해급여를 청구할 수 없었다. 2015년 12월10일 다시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고 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퇴사일 및 소음성 난청 진단일로부터 각각 소멸시효 3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부지급을 결정했다.

법원 판결(서울행정법원 2017. 4. 20. 선고 2017구단50655 판결)은 이렇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으로부터 벗어난다고 해도 치료되지 않고 단지 악화가 방지될 뿐이며 현재의 의료수준으로는 치료할 방법이 없으므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난청 증상이 있음을 확진받은 2008년 7월2일은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 치유 시점으로서 장해급여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때부터 기산하며, 이 당시 '소음작업장을 떠난 때' 소멸시효가 기산한다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시행규칙이 존재했긴 하나 그 시행규칙 존재는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법률상 장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진단일인 2008년 7월2일부터 3년이 경과된 2015년 12월10일 장해급여를 청구했으므로 소멸시효는 이미 완성됐다. 하지만 감각성 난청을 진단받은 2008년 7월2일에는 소음작업장에서 퇴사한 1982년 8월16일부터 3년이 훨씬 지난 터라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별표5 관련 규정에 따라 시효가 경과돼 권리가 소멸했다고 생각하고 산재보험법상의 장해급여 청구를 하지 않고, 단순히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청각장애인 등록만 한 것으로 보이며, 만약 이 규정이 없었다면 난청 진단에 따른 장해급여를 청구했을 것이다. 이 규정은 노동부령으로 일반 국민에게 더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일반 국민이 이 조항의 효력을 무시하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는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를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했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했던 경우 나아가 객관적으로 장해급여 청구의 권리행사에 사실상 장애사유에 해당하므로 공단이 감각신경성 난청을 진단받은 2008년 7월2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보아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해 부지급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

요약하면 소음성 난청 소멸시효는 문제가 됐던 옛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시행 당시에도 진단일로부터 기산해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나, 옛 산재보험법 시행규칙이 존재한 상태여서 그 효력을 신뢰해 장해급여 청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단이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를 이유로 부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단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해 비록 판결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공단은 일반 국민에게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무처리지침 제·개정에서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향후 공단이 이 판결을 수용하고 소음성 난청 업무처리지침을 조속히 변경해 재해자가 구제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서는 소음성 난청과 노인성 난청을 의학적으로도 명확히 구분할 수 없음에도 여전히 고령임을 이유로 업무관련성이 없다며 장해급여를 부지급하는 부분도 반드시 재고해야 할 것이다.

이태수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태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