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분사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최악의 시간을 보낸 현대중공업 노사가 올해도 갈등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임금·단체교섭에서 임금삭감안을 고수하자 백형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이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지부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노사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지부에 따르면 백형록 지부장은 회사에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며 지난 19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지부사무실 앞 농성장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노사가 지난해 5월 시작한 임금교섭은 1년이 넘도록 타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부가 구조조정 국면에서 고용보장을 요구했고, 회사는 기본급 20% 삭감안을 제시했다.

지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5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도 교섭에서 기본급 20% 삭감, 상여금 월할지급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난해 7월부터는 고정연장근로와 변동연장근로를 일방적으로 폐지해 월 50만~100만원의 임금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임단협이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올해 임금교섭이 곧 시작된다. 지부는 22일께 사측에 금속노조가 제시한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임금요구안을 전달한다. 하청노동자 블랙리스트 폐지와 처우개선도 요구한다.

백형록 지부장은 "회사가 최근 5분기에 2조2천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노동자들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임금삭감안을 고수하고 있다"며 "연장근로 폐지로 막대한 임금손실을 겪고 있는 만큼 회사는 삭감안을 철회하고 성실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회사 소식지를 통해 "1년 내내 구조조정 반대파업을 일삼으며 (교섭타결을) 외면하다 이제 와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며 "지부장은 명분 없고 건강만 해치는 단식농성을 즉각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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