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혜정 기자
"우리들은 죄인이다. 최규선이 희대의 사기꾼인걸 알면서도 전기차·무인경비사업으로 재기를 한다는 말을 믿고 따랐다. 믿고 따른 결과는 자금난과 급여 연체, 공장 중단이었다."(김주훈 썬코어노조 위원장)

썬코어노조(위원장 김주훈)가 대주주인 최규선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고 자본시장에서 추방해 달라고 법원에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한국노총과 금속노련, 약탈경제반대행동과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희대의 사기꾼 최규선에게 법정 최고형을 내려 썬코어 경영과 자본시장에서 완전히 퇴출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김대중 정권 최대 게이트 사건 주범인 최씨는 썬코어뿐만 아니라 유아이에너지·현대피앤씨·썬테크놀로지스(썬텍)·도담시스템스 등 건실한 기업을 사들여 자금을 유용하고 경영부실에 빠뜨리는 행위를 반복해 왔다. 노동계가 최씨를 기업사냥꾼으로 지목한 이유다. 최씨는 유아이에너지와 현대피앤씨에서 회삿돈 43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구속수감돼 있다. 썬코어·썬텍·도담시스템스의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최규선이 2015년 루보(썬코어 전신)를 인수할 당시 유아이에너지·현대피앤씨에서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재판까지 받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제재 없이 대주주가 돼 경영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최씨가 경영권을 행사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썬코어 영업손실은 219억2천200만원, 당기순손실은 370억6천9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정일진 금속노련 수석부위원장은 "국회는 최규선처럼 비리 전력이 있는 사람은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고,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영숙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먹튀 자본이 들어와 건실한 중소기업의 부실화를 막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제조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확대해 횡령·배임을 저지르면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고, 같은 범죄를 저지른 대주주가 형사처벌을 받으면 지분 일부를 강제로 매각하도록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조는 이날 조합원 20여명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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