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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비학생조교 130여명 파업 돌입“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만 강요” … 학교 "임금 더 삭감해야"
   
▲ 서울대 비학생조교들이 15일 오전 서울대 본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했다. 이은영 기자

“사회학과는 만장일치로 비학생조교 파업에 연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내가 왜 파업을 해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나’ 생각하지 마십시오. 노동자들의 생계와 삶이 언제부터 협상을 통해 쟁취해야 하는 수단이 됐습니까. 학생들은 비학생조교의 생존권 쟁취를 위한 이 싸움을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백인범(20) 서울대 사회학과 학생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일제히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백씨는 15일 오전 서울대 본부 앞에서 열린 비학생조교 파업 출정식에 참석했다.

◇서울대, 임금 44%까지 삭감 요구=지난해 12월 서울대에서 고용보장을 약속받은 비학생조교들이 이날 파업에 들어갔다. 학교와 대학노조 서울대지부는 올해 1월부터 비학생조교 정년보장 세부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교섭을 했으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달 1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조정중지를 결정했고, 지부는 이날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대 비학생조교 250여명 중 대학노조 조합원 130여명이 파업에 참가했다. 비학생조교는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면서 교무·학사·홍보 같은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조교를 말한다.

송혜련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교육부장은 파업출정식에서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37%까지 임금삭감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도 학교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미끼로 임금의 최소 25%에서 최대 44%까지 깎자고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 근로조건을 그대로 인정하고 고용승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임금을 더 깎으라는 게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지부에 따르면 양측은 1월부터 6차례에 걸쳐 교섭을 했다. 지부는 단과대 소속 기관장 명의 인사발령이 아니라 총장 명의 발령을 요구했다. 학교법인 소속의 직접고용을 뜻하는 총장 발령과 달리 기관장 발령은 단과대 학장이나 부속기관의 장이 임용하는 형태라서 사학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학교는 기관장 발령과 임금삭감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부는 교섭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임금삭감과 기관장 발령까지 수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부는 지난달 12일 6차 교섭에서 총장 발령과 사학연금 지급, 법인직원 신입직원(8급) 급여의 95% 수준 보장을 담은 1안과 기관장 발령과 사학연금 지급, 임금 현행 유지를 담은 2안을 학교측에 제안했다. 학교측은 기관장 발령과 더불어 법인직원 8급 급여 85% 수준의 임금을 주겠다고 했다. 5개월간 협상이 불발되자 지부는 서울지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부 “학교, 요구안 최종 거부”=학교는 다른 무기계약직 직원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임금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무기계약직 직원 임금은 정규직 직원의 평균 80%선이다. 5개월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사이 계약기간이 만료된 비학생조교 35명은 해고자 신분이 됐다.

서울대는 고등교육법상 조교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비학생조교를 무기계약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장기간 고용했다. 반면 지부는 비학생조교도 기간제법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지부는 “비학생조교 요구안을 학교가 최종 거부함에 따라 우리는 더 이상 학교측과의 협의가 아닌 투쟁으로 권리를 쟁취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며 교섭을 파행으로 이끈 학교를 상대로 총파업을 비롯한 투쟁으로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지노위 사후조정을 통해 협상을 재개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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