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2016년 임금·단체협상을 시작한 지 1년이 넘도록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제안한 회사대표-지부장 간 직접교섭 요구도 불발됐다. 지난해 임단협과 올해 임금교섭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11일 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2016년 임단협 87차 교섭에서 별다른 합의를 보지 못했다.

노사는 지난해 5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 교섭을 1년 넘게 하고 있다. 1월 회사는 올해 말까지 조합원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1년간 전 임직원의 기본급 20%를 반납하자는 내용의 최종안을 냈다. 지부는 "1년 고용보장을 빌미로 임금삭감을 추진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최근까지 수차례 교섭이 열렸지만 양측은 한 치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 분사와 지부의 금속노조 가입 같은 굵직한 사건이 연이어 터진 것도 교섭 지연에 한몫했다.

지부는 지난 10일 회사에 지부장과 회사대표가 만나 엉킨 실타래를 풀자고 제안했다. 5월 안에 교섭을 마무리하고 올해 임금교섭을 시작하려던 차에 회사가 난색을 표해 이마저 불발됐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 교섭위원들이 결정권한도 없는 상태에서 조합원들의 희생과 양보만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표 간 직접교섭에 응하지 않는 등 회사가 구성원들의 생존권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년치 교섭을 동시에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4월까지 39척, 23억달러어치 배를 수주했다. 지난해 1년간 수주 실적은 50억달러였다. 지부는 현대중공업이 수주절벽에서 다소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회사는 일감부족으로 하반기 5천여명의 유휴인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