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을 6일 앞둔 3일부터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금지되는 이른바 ‘깜깜이 대선 기간’에 들어갔다. 2일까지 조사된 내용만 공표가 가능해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가 국민이 접할 수 있는 마지막 대선 판세다.

안철수·홍준표 후보 치열한 2위 다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1~2일 전국 성인 1천15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8%로 1위를 고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20%)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16%)는 오차범위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8%)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가 뒤를 이었다.

안철수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한 달 전 35%에서 15%포인트나 떨어져 변동 폭이 가장 컸다. 홍준표 후보는 같은 기간 7%에서 9%포인트 상승했다. 심상정 후보는 3%에서 5%포인트 뛰었고, 유승민 후보는 4%에서 2%포인트 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38%로 변함이 없었다.

보수층 상당수가 안 후보에서 홍 후보로 갈아탄 모양새다. 안 후보를 지지한 보수층은 4월 둘째 주 48%에서 5월 첫째 주 20%로 28%포인트 빠졌다. 같은 기간 홍 후보를 지지한 보수층은 21%에서 43%로 22%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이달 1~2일 유권자 1천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가 42.4%로 선두를 달렸다.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18.6%로 첫 동률을 기록했다.<그래프 참조>

홍 후보가 2주 전보다 8.4%포인트 상승한 반면 안 후보는 13.7%포인트 하락했다. 심상정 후보가 7.3%(3.1%포인트 상승), 유승민 후보가 4.9%(1.7%포인트 상승)로 뒤따랐다.

홍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37.3%를 얻어 문 후보(30.7%)와 안 후보(9.5%)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60대 이상(홍준표 36.7%·안철수 27.9%·문재인 23.5%)과 보수층(홍 57%·문 13.9%·안 11.7%)에서도 안 후보를 밀어내고 선두로 부상했다. 안 후보는 지역·연령·이념 성향에서 2위 또는 3위로 떨어졌다. 두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바른정당 탈당·SBS 세월호 보도 변수 될까

앞으로 남은 6일간 대선판세는 어떨까. 깜깜이 선거 국면에서는 지지층 이탈을 비롯한 상황 파악이 어렵다. 가짜뉴스를 포함해 강도 높은 이슈가 터져 나오면 지지도가 심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서는 바른정당 탈당 사태와 SBS 세월호 보도 파문이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2일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해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보수층이 홍 후보에게로 결집될 가능성을 열어 놨다. 반면 역풍도 만만치 않다. 전날 탈당대열에 합류했던 황영철 의원이 하루 만에 탈당을 철회한 데다, 유승민 후보 동정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민의당은 “극보수층 일부를 제외하고 합리적 보수와 부동층이 일시적으로 쏠렸던 홍준표 후보 지지를 철회하고 문재인 후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안철수 후보에게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 후보가 중도보수층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형국이다.

한편 SBS가 2일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 시기를 조절하면서 정부부처 자리를 늘리기 위해 문재인 후보측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SBS가 “기사 본래 취지와 다르게 오해가 빚어지게 된 점 사과한다”며 기사를 삭제하고 해명보도를 했지만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은 “언론탄압이자 정치공작”이라고 공세를 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실관계도 다르고 논리적 정합성조차 갖추지 못한 가짜뉴스”라며 “대선을 불과 6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진실을 왜곡해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이자 세월호 미수습자와 희생자 가족의 상처를 헤집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