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복 차림 노동자들이 최저임금1만원,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노동절대회 참가자들이 노조할 권리 등의 문구를 새긴 빨간색 우산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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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주최한 127주년 세계노동절 대회에서 가장 많이 쏟아진 구호는 "노동자여 단결하라"였다.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이 단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노총은 127주년 노동절을 맞아 1일 오후 전국 14개 지역에서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재벌체제 해체·노조할 권리 보장 2017년 세계노동절 대회'를 개최했다.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수도권대회에 서울·경기지역 조합원 2만여명이 참석한 것을 포함해 전국에서 3만명이 노동절을 기념했다.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지금 당장 실행해야"


19대 대선을 눈앞에 두고 치러진 노동절 대회의 슬로건은 '지금 당장'이었다. 최저임금 1만원 같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정치권과 대선후보들이 당장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민주노조운동은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을 맞은 올해 제2의 노동자 대투쟁 역사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고 6월30일부터 7월8일까지 전개할 사회적 총파업을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총파업으로 '정규직의 이해만 대변한다'는 사회적 시선을 탈피하고 대중조직 위상을 확립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주요 요구로 내걸고 민주노총에 대한 지지를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최근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사내하청 비정규직을 노조 밖으로 내몬 것은 이 같은 구상에 생채기를 낸 사건이다.

이날 대회 시작 후 곧바로 무대에 오른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기아차 사건을 사과했다. 이어 "노동절을 맞아 노동자는 하나라는 정신과 원칙을 다시금 확인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은 어떠한 이유로도 훼손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 직무대행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합원과 미조직 노동자, 청년알바 노동자와 중장년 노동자 모두가 함께하는 6월30일 사회적 총파업 투쟁을 성사시켜 우리의 삶을 바꿔 내자"고 말했다.

▲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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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사업장 노동자들, 비정규직 철폐·사드 배치 반대 호소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사드 배치 반대와 비정규직 철폐 운동에 함께해 달라고 민주노총에 요청했다. 이날로 18일째 서울 광화문 인근 광고탑에서 단식·고공농성 중인 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 투쟁위원회 대표는 "촛불로 열어 낸 대선정국이지만 동진오토텍 해고노동자는 감옥에 갇히고, 갑을오토텍 노동자는 스스로 목매 숨지고,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일대는 전쟁터가 됐다"며 "대선후보들이 촛불을 외면하고 반동으로 돌아선 이때 민주노총은 비상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편의점 청년노동자가 일하다 죽었는데도 회사는 사과는커녕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일터에서 차별받는 성소수자·청년·비정규직의 삶을 바꾸기 위해 사회적 총파업을 반드시 성사시키자"고 호소했다.

대회를 마무리한 조합원들은 대학로를 출발해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노조할 권리를 상장하는 빨간 우산을 들고,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며 카트를 끌었다. 민주노총이 지지를 선언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권영길·단병호·천영세·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이 이날 대회에 함께했다.

한편 민주노총 노동절 대회 개최에 앞서 대학로 일대에서 장애인·청년·비정규직 당사자들이 주최하는 사전대회가 곳곳에서 열렸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실습생 제도를 개선하고 최저임금 1만원을 쟁취하자"고 촉구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혜화우체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수용시설 폐지를 위한 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외쳤다.


[상자] "새로운 세상 원하면 심상정·김선동 찍어 달라"

민주노총은 5·9 대선이 진보정치의 등장을 알리는 장이 되도록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보장을 쟁취하기 위해 심상정·김선동 후보에게 투표해 달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27주년 세계노동절 대회가 열린 장소에서 심상정·김선3동 후보 지지를 담은 대선방침을 발표했다. 두 후보에 대한 투표가 보수정당 후보를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른바 사표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민주노총은 "심상정·김선동 후보가 얻은 한 표는 대선 후 한국 사회 대개혁을 놓고 벌어질 일대 각축전과 노동의제 쟁취투쟁의 동력이 될 것"이라며 "80만 조합원은 물론 한국 사회의 진정한 변화를 앞당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두 후보에게 당부도 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 후보들은 최저임금 1만원 당장 시행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노동자·민중과 함께 투쟁에 나서겠다고 공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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