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금융공공기관 최초로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한 지 1년 가까이가 지났다. 그 사이 직원들 절대다수가 "공정성이 없다"거나 "조직발전을 해친다"며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노동뉴스>가 27일 예금보험공사노조(위원장 한형구)가 최근 공개한 ‘성과연봉 강압 백서’를 살펴봤다. 백서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간 대치상황과 도입 1년여가 경과한 현재 직원들이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담겼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3월 말부터 직급별 설명회·토론회를 개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했다.

이에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부결시켰지만 반광현 전 위원장과 곽범국 사장의 밀실 합의로 성과연봉제가 운영되는 실정이다. 노조는 지난해 9월 한형구 위원장 체제를 맞아 성과연봉제 원점재검토를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노조는 이달 5일부터 10일까지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노조가 “성과연봉제가 업무성과와 연계돼 있고, 평가가 공정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95% 이상이 “아니다”고 답했다. 성과연봉제가 조직 발전에 기여했는지를 묻자 역시 95% 이상의 직원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업무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대다수 직원들은 성과연봉제가 “상사 눈치 보기 등 소신 있는 업무처리에 부정적인 영향”(95%)을 주고 “업무 공정성에 악영향”(93%)을 끼쳤으며, “직장내 줄 세우기 문화의 심화”(88%)를 불렀다고 밝혔다. 현행 성과연봉제를 유지하자는 의견에는 단 한 명도 찬성하지 않았다. 65%의 직원들이 폐지를 원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성과연봉 강압 과정을 겪으며 개별 대응에 한계를 공감해 85%가 상급단체 가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과연봉제와 문제의 원인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폐지를 위해 사무금융노조 가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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