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협력업체 동진오토텍의 폐업 결정으로 불거진 고용불안 사태가 악화일로다. 폐업 철회를 요구하며 동진오토텍 본사를 찾아가 항의하던 금속노조 울산지부 동진지회 조합원들이 집기파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25일 오전 울산 중구 울산중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부당하게 연행된 지회 간부와 조합원 13명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울산지역 중견기업인 동진오토텍은 자회사로 동진로지텍·동진기업을 두고 있다. 동진오토텍은 현대글로비스와 계약을 맺은 뒤 자회사와 물량을 나눈다. 동진오토텍과 동진로지텍은 차체·의장·글라스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납품하고, 동진기업은 울산공장에서 제품 상하차 업무를 한다.

그런 가운데 동진오토텍이 올해 1월 차체업무를 매각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현대글로비스와 계약을 해지한다. 의장·글라스 사업을 다른 업체에 매각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직원 250여명이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노동계는 협력업체에 금속노조 지회가 설립된 것을 부담스러워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차그룹이 폐업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진지회는 매각 반대, 현대글로비스와의 계약해지 철회를 요구하며 20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24일 동진오토텍 본사를 찾아 회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충돌했다. 지부 조합원 13명이 폭행과 기물파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명분 없는 계약해지에 항의하고자 면담을 요청했는데 회사가 용역업체를 동원해 조합원들을 위협하면서 갈등을 조장했다"며 "해고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민주노조를 탄압하려 한 동진오토텍과 그 배후인 현대차 자본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연행자 석방과 계약해지 중단을 경찰과 회사에 요구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사업 안정을 위해 동진오토텍에 사업 유지를 요청했지만 경영난을 이유로 사업권 반납을 고수했다"며 "다른 협력사와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 동진오토텍 소속 직원의 고용이 승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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