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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장미, 대선에서
   
 

벚꽃 지고 이제는 라일락 온 데 피어 봄바람은 미세먼지 말고도 달콤한 향기를 품었다. 길 가던 사람들이 잠시 멈춰 코를 벌름, 오래전 팔던 껌 냄새에 취한다. 꽃 이름 붙인 대선이 코앞인가, 사거리에서 선거사무원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환호한다. 언젠가 촛불 든 사람들이 눈을 껌뻑, 승리의 기쁨에 잠시 취했던 광장에서 유력 주자는 희망찬 장밋빛 미래를 약속한다. 달콤한 말끝마다에 힘이 실렸다. 말과 사진은 신문에 크게 실렸다. 가시 돋친 비방도 이어진다. 특혜와 부정을 꾸짖는 말은 준엄했다. 장미 넝쿨 속에서 뒤엉켰다. 저녁 텔레비전 뉴스가 이를 상세하게 전했다. 새로 나온 스마트폰 광고가 뒤따랐다. 밥상머리 가족이 밥알 대신 온갖 의혹을 곱씹었다. 판세를 가늠했다. 수저 대신 스마트폰을 자주 든 탓에 국이 식었다. 눈엣가시처럼 저기 삐죽 광장 한편 광고탑에 올라 농성하는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도 스마트폰 들고 뉴스를 살핀다. 희소식은 대개 무소식에 그쳤다. 주린 배가 꼬르륵 비명 질러 가며 곡기를 다그쳤다. 비 그치고 날이 갰는데, 눈앞이 온통 뿌옇다. 도통 가시질 않는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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