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가 상급단체인 노조의 공식 요청에도 비정규직·정규직 조합원을 분리하는 규약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1사 1조직 분리 총회를 중단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기아차지부가 분리 총회를 공고해 참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노조 강령에는 "임시·비정규·여성·이주노동자 등 미조직 노동자의 조직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약에는 1사 1조직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도 있다. 정규직·비정규직·사무직·생산직을 구별하지 않고 노동자 단결을 위해 하나의 노조로 뭉치자는 의미다. 그럼에도 노조 내에서 1사 1조직을 구현한 곳은 기아차지부가 유일하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1사 1조직 분리는 단지 기아차지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절망을 안겨 주고, 노동자는 하나라고 외치는 동지들에게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지부의 분리 총회는 노조 강령과 규약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비정규직을 몰아내려는 지부의 행동은 노동운동 정신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라며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차별과 불평등을 없애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던 촛불민심을 외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부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사내하청분회를 지부에서 분리하는 조합원 총회(투표)를 27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다. 기아차 정규직에게만 조합원 가입 자격을 주는 내용으로 규약을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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