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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CJ E&M 직원과 싸우는 게 아니다”고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씨 CJ E&M 앞 1인 시위
   
▲ 이은영 기자
“우리는 CJ E&M 직원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회사가 직접 나서 진상을 조사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고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27)씨가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앞에 섰다. 이한빛 PD는 CJ E&M에 입사한 지 9개월 만에 장시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지난해 10월26일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는 형이 9개월간 일한 곳에서 형의 죽음을 알렸다. “회사가 사망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권위적인 조직문화가 형을 가장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형의 옛 동료들과 상암동 인근 직장인들이 발길을 돌려 이씨가 든 팻말에 관심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선임 PD의 괴롭힘”과 “연출부에서의 왕따”를 거론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이한솔씨를 지나쳐 갔다. 하지만 이씨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한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이 PD 죽음에 대한 입장을 밝힌 지난 18일 CJ E&M이 뒤늦게 공식입장을 냈다. 회사는 “경찰 등 공적인 관련 기관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며 “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씨는 회사가 꼼수를 부린다고 했다. 경찰조사를 통해 형의 죽음을 일부 조직원의 문제로 치부하려는 술수라는 것이다. 이씨는 “형에게 모욕을 가한 PD 몇 명 조사한다고 해서 CJ E&M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형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CJ E&M 본사에 있다”고 말했다. 이 PD는 드라마 제작 과정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한 뒤 선임 PD에게서 폭언을 들었다.

그는 “형은 드라마 제작 구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모욕을 당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관행이라는 말로 장시간·고강도 노동과 군대식 조직문화를 정당화하는 회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언론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에 CJ E&M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노조는 “초과근로와 휴게시간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규정이 적절하게 지켜졌는지, 직장내 괴롭힘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에게는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경영진에게는 재발 방지책을 수립하게 지도하고 관리·감독하라”고 요구했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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