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4개 법인으로 분사한 현대중공업 그룹사에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해 대화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지부는 17일 "분사한 4개사에 최근 개별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달 1일 현대중공업(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 현대로보틱스(로봇) 등 4개 법인으로 분사했다.

지부는 분사에 따라 새 회사로 떠나는 조합원들을 지부 가입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지부 규정을 지난달 30일 개정했다. 노조 힘이 약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4개사 1노조'로 교섭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부는 금속노조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4개사를 상대로 개별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개정된 지부 규정에 따라 분사된 조합원들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소속이기 때문에 지부가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 각 회사에 새로운 노조가 설립되지 않는 한 현대중공업 그룹사들은 노조의 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

다만 분사한 회사와 지부가 한자리에 모여 공동교섭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부가 4개사 1노조를 추진할 때부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임금·단체협상 요구안 외에 분사한 3개사에 어떤 요구를 할지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시작한 임단협이 1년이 되도록 장기화하고 있지만 임금삭감과 고용불안을 야기할 회사 요구안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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