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노정교섭 정례화를 공약으로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심 후보는 "민주노총 지지후보로 선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1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심상정 후보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이 대선 주요 의제로 부각되도록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1천700만 촛불이 만든 대선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주요 후보들이 보수표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이상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며 "최저임금 1만원과 비정규직 문제 등 불평등을 해소하는 해법이 논의되도록 심 후보가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대통령 임기 안에 노조 조직률 30% 달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텐데 이는 민주노총과 강력하게 연대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진보정당 시즌2를 힘 있게 여는 대선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노동시간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 실현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민주노총은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 후보는 2020년까지 1만원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심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중소 영세업자 핑계를 대는 것은 정치권이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음 토론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하면서 노동자는 외면하고 공급자 중심으로 의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시간단축 문제도 적극 제기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총은 2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대선 투표방침을 논의한다. 진보정당을 지지한다는 원칙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와 김선동 민중연합당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정의당은 당내 논쟁을 겪으면서도 대선에서 노동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민주노총이 심상정 지지를 선언하지 않으면 조합원들이 진보후보가 아니라 문재인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노총에서 이상진·김욱동·김혜경 부위원장이, 정의당에서 양경규 공동선대위원장·양성윤 상임노동선대본부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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