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회사측에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수년째 싸우고 있는 노동자 6명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 광고탑에 올랐다.

민주노총은 16일 성명을 내고 "정리해고로 쫓겨나고, 노조를 만들었다고 쫓겨나고,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쫓겨난 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광화문광장 인근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하거나 노조탄압으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업장 소속이다. 김경래 민주노총 동양시멘트지부 부지부장·고진수 서비스연맹 세종호텔노조 조합원·오수일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 대의원·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김혜진 하이텍알씨디코리아 민주노조사수 투쟁위원회 대표·장재영 금속노조 현대차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이다. 대부분 비정규직 출신이다.

이들을 포함해 10개 투쟁사업장 노조는 '노동자 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를 꾸려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박근혜 정권 탄핵과 비정규직 철폐를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투쟁 목표 중 하나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현실이 됐지만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데에는 촛불시민혁명 이후에도 비정규직 철폐와 한반도 평화 같은 문제가 그 이전으로 역행하는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공동투쟁위는 "여야를 막론하고 다가올 경제위기에 대비해 자본의 입맛에 맞는 구조조정을 만지작거리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찬성으로 평화를 위협하는 등 노동자·민중을 향해 총구를 정조준하고 있다"며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와 노동 3권의 완전한 보장을 위한 노동법 전면 개정투쟁에 함께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고공농성자 6명은 농성을 시작한 14일부터 현재까지 물과 소금만 먹고 있다. 고공농성을 하는 광고탑에는 '정리해고·비정규직 노동악법 철폐! 노동법 전면 제·개정! 노동 3권 완전쟁취'와 '세월호 진실규명'이라고 쓴 펼침막을 내걸었다.

경찰이 농성장 건물 인근을 통제하는 가운데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도로 위에서 노숙을 하며 농성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한편 노조활동 보장과 블랙리스트 철회를 요구하며 이달 11일 울산 동구 염포산터널 고가다리 교각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해고노동자 2명은 이날 현재 6일째 농성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원청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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