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이 '퇴직거부자 퇴출프로그램' 의혹을 받는 역량향상프로그램(PIP) 교육을 중단했다. SK플래닛은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조간부들을 대상으로 4년째 장기 PIP교육을 시킨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다.

16일 SK플래닛노조(위원장 주성환)에 따르면 <매일노동뉴스> 보도 뒤 고용노동부와 성남시가 감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14일 오후부터 교육이 중단됐다. 같은날 오후 노조간부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서울 서초구 L비즈니스센터에서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 근로감독관이 배석한 가운데 주성환 위원장과 사측 관계자가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

노조는 "노사 만남 직후 PIP교육은 중단됐지만, 현업에 배치될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경계했다. 노조는 회사에 "교육자들을 즉각 현업에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회사는 "가고 싶은 부서를 고르면 부서 담당자들과 배치 면담을 주선하겠다"며 "배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위원장은 "배치 과정에서 부서 담당자들이 (교육생들을)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다"며 "회사는 배치 노력이 아니라 현업에 배치되도록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차원에서 회수해 간 노트북·사원증을 돌려주고 회사 인트라넷 접속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회사는 노조간부들을 현업에 배치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은 물론 타임오프·노조사무실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PIP교육 담당자 문책을 비롯한 재발방지책 마련과 회사의 피해자 치유노력도 요구사항 중 하나다.

노조간부들은 17일부터 L비즈니스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대신 배치 면담을 기다리며 대기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노조와 만났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묻지 말라"고 함구했다.

한편 중부노동청 성남지청은 이달 13일 노조가 진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SK플래닛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돌입했다. 성남지청 관계자는 "진정사건이 접수됐으니 가급적 빠른 시한 내에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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