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봉투 값 20원 시비 끝에 목숨을 잃은 경산 CU편의점 알바노동자와 관련해 CU편의점 본사인 BGF리테일이 사과문이 아닌 입장문을 내놔 공분을 사고 있다. 유가족과 알바노조는 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사에 제대로 된 사과와 편의점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알바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CU편의점사건 해결 및 안전한 일터만들기 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BGF리테일 본사에 경산 CU편의점 알바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한 홍석조 회장·박재구 대표의 진정 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위험을 떠넘기고 이익을 챙기는 건 본사”라며 “안전장치 없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시민대책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 박재구 대표는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CU브랜드 홈페이지에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말 경산지역 당사 가맹점에서 일어난 근무자의 사망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유가족과 CU를 아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당사는 안전한 매장 근무환경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안전사고 예방점검을 약속했다.

시민대책위는 “BGF리테일측이 유가족과 협의 없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은 사과로 인정할 수 없다”며 “해당 입장은 책임회피를 위한 애매한 문장으로 가득 차 있는, 사건 무마와 은폐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홍석조 회장과 박재구 대표가 이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에게 직접·공개적으로 사과하라”며 “본사는 유족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고 편의점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저녁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알바도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는 내용으로 숨진 알바노동자 추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