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이 10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대선 후보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주요 대선후보들이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의 힘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최저임금 1만원 즉시 실현'을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비롯한 주요 대선후보의 최저임금 공약에 낙제점을 줬다.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 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루겠다고 공약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만원 도달 시점을 임기 내(2022년)로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1만원을 의인화해 표현하고, '촛불후보 기호 0번 최저임금 1만원 후보 선거대책본부' 발족을 선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청소·마트·하청·여성노동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 후보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종오 여성연맹 5호선지부장은 "공적인 영역에서 여성노동자들이 격일제로 장시간 노동을 하지만 생활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자를 부려만 먹고 최저임금 1만원도 주지 않는 정부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비정규 교수를 비롯해 청소노동자·학교비정규직 등을 포함하면 교육현장에서만 60만명 이상이 최저임금, 혹은 그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다"며 "사람으로서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월 209만원 임금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내년부터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이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재벌과 사업주 눈치만 보며 최저임금 1만원을 확약하지 않는 대선후보들에게 끝장 토론을 제안한다"며 "최순실 비리가 폭로된 지 5개월 만에 촛불의 힘으로 박근혜를 끌어내렸는데 촛불의 힘을 되새긴다면 충분히 1만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노조할 권리 보장·재벌해체 등 대선요구를 알리기 위한 릴레이 기자회견을 14일까지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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