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9.21 목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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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사람, 벚꽃 아래
   
국회 뒷길엔 벚꽃 축제가 한창인데 거기 벚꽃이 많이들 수줍다. 피지 않은 꽃 아래 사람들이 옷깃을 여민다. 바람에 날린 천 원짜리 한 장을 주워 악기 집에 넣느라 거리의 악사는 잠시 기타연주를 멈췄다. 소외계층을 위한 자선음악회 현수막 걸어두고 무명 가수가 제 이름을 알렸다. 구성진 노래 뽑아 흥을 한껏 돋웠다. 외국인 관광객 꼬마 몇몇이 그 앞에서 손뼉 치며 춤을 췄다. 정책 홍보 나선 고용노동부 지청 사람들이 타로점 부스를 차려 취업운을 봐줬다. 투호 놀이 원통엔 취업·승진·결혼 따위를 적어 붙였는데, 가끔 지나던 청년은 취업과 결혼 통을 집중 공략했다. 어쩌다 하나 들어가면 환호가 따랐다. 나눠 주던 선물과 알록달록 풍선이 그곳 축제의 거리에서 제일 화려했다. 축제를 벌였으나 꽃이 피지 않아 거리가 한산했다. 드문드문 때 이른 벚꽃 아래 사람들이 모여 감탄사를 뱉는다. 다음주엔 활짝 피겠지, 바람을 보탠다. 벚꽃 아래 비닐 집 꾸린 사람들이 노동의 봄 같은 얘기를 주고받았다. 때맞춰 팻말 들고 거기 가까운 국회며 정당 건물 앞을 두루 찾아가 오래 섰다. 틈틈이 스마트폰 들어 농성장에 핀 꽃을 사진으로 남겼다. 구석구석 활짝 피기를 모두가 바란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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