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사고 당일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며 망연자실하셨던 국민 여러분.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던 그 마음이 지금 현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22일 참사 1천72일 만에 세월호 인양이 시도됐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 앞에서 세월호 인양 성공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 주시면 세월호 인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국민에게 호소했다.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승객 중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세월호 시험인양에 들어갔다. 정부는 시험인양에 성공하면 곧바로 본인양까지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선체 시험인양을 실시하고 있다”며 “특별한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선체 균형잡기 등 정밀한 조정작업이 진행 중으로 본인양 추진시 작업은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동수아빠 정성욱 세월호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가족들이 일주일 전부터 팽목항에 내려와 인양을 기다리고 있다”며 “인양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라며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은아빠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세월호 인양을 직접 지켜보려 가족들이 출발했다”며 “2014년 4월16일 아이들을 데려오려고 서둘러 나섰던 그 길을 아홉 분 미수습자들을 데려오려고 다시 간다”고 밝혔다. 그는 “두렵지만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고 한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1천72일간 바닷속에 모습을 감췄던 세월호 인양 소식이 전해지자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30일 박근혜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산됐다. 유가족을 중심으로 ‘4·16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2기 특조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달 10일 미수습자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1기 세월호특조위가 진실규명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중단된 만큼 2기 특조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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