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에서 추진한 조선업 구조조정이 대선국면에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정치권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예비후보가 조선업 회생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대우조선해양에 3조원대의 자금지원 추진방안을 23일 발표한다. 4월 회사채 만기 이전에 출자전환을 통한 채무 재조정과 신규 자금지원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할 경우 주 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이 6조원가량의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대규모 일자리 감소로 천문학적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경남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침몰한다면 근로자 3만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협력업체 1천300여개가 연쇄 도산할지도 모른다"며 "조선산업의 중요성, 고용·지역경제·금융시장 등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살리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 회생 지원을 요구한 셈이다.

문재인 예비후보는 대형 조선소는 지원하고, 중·소형조선소 퇴출을 유도한 박근혜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후보는 지난 19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열린 조선산업 살리기 정책 수립 간담회에 참석해 "4조2천억원을 투입했는데도 대우조선해양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점은 박근혜 정권이 경제와 기업 구조조정에 얼마나 무능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우조선해양이 왜 이렇게 부실해졌는지 그 원인을 반드시 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소형조선소를 지원한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만들어 수주를 했는데도 보증을 못 받아 어려움을 겪는 중소조선소를 지원하겠다"며 "정책금융을 강화하고 공공선박 국내 발주 물량을 늘리는 등 조선소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홍준표 경남지사·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은 다수의 대선예비후보들은 정부 지원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살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질서 있는 퇴장을 유도해야 한다"며 조건부 퇴출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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