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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생산업체 KR모터스가 생산직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노사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대주주인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을 만나기로 해 문제 해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영 회장은 KR모터스 지분 45.82%(코라오홀딩스 보유지분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16일 KR모터스노조(위원장 백차근)에 따르면 백차근 위원장은 이달 23일 오세영 회장과 만난다. 지난 15일 오후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노조가 "현 경영진들과 더 이상 협상할 수 없다"며 대주주 면담을 요구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노사협의회는 최근 회사가 노조에 제안한 '50% 고용보장안'과 '향후 2년간 전원 고용을 보장하되, 급여삭감 또는 임금피크제 적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사는 2년간 전원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급여삭감과 임금피크제 시행 외에도 무급휴직·순환근무 실시, 임금·단체협약 동결을 요구했다. 노조가 '올해 임단협 동결' 외 나머지 안을 거부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백 위원장은 "회사 경영 악화 책임자들인 성상용 KR모터스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들과 협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오세영 회장을 만나 노조의 입장을 전하고 전원 고용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 회장은 라오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회장이 한국으로 올지, 노조가 라오스로 갈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노조와 오 회장의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 영향이 컸다. 회사는 주총 전까지 노조와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복안이다. 백 위원장은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계속 모르쇠하더니 주총을 앞두고 면담이 성사됐다"고 했다.

한편 성상용 대표는 노조에 "임원진도 임금을 30% 삭감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백 위원장은 "경영진은 보여 주기 식 임금삭감 말고 사퇴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KR모터스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필연적인 상황이지만 일방적으로 추진할 생각은 없고, 노조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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