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들이 헌법재판소 탄핵인용 판결 이후 열린 첫 합동토론회에서 국민통합과 대연정, 사드 배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별관에서 방송 5사(KBS·MBC·SBS·OBS·YTN) 합동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예비후보로 등록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안희정 충남도지사·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이 참석했다.

문재인 후보는 “준비된 후보”, 안희정 후보는 “국민통합”, 이재명 후보는 “공정한 나라”, 최성 후보는 “청렴한 후보”를 내세우며 자신이 대통령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탄핵인용 승복 한목소리, 국민통합 방안 제각각=탄핵인용 승복과 국민통합 방안을 묻는 공통질문에서 안희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국민의 명령인 만큼 승복해야 한다”며 “적폐청산과 대개혁을 위해 대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재명·문재인 후보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통합과 봉합은 다르다”며 “도둑떼를 이웃에 두고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느냐”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후보는 “정치인이 모이는 게 통합은 아니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되면 그게 국민통합”이라고 말했다.

대연정에 대한 의견차 역시 드러났다. 이재명 후보는 안희정 후보에게 “이제야 70년 누적된 적폐청산의 결정적 기회가 왔는데 청산대상과 왜 손잡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는 정당정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당과 당원, 지지자가 반대하는 대연정을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지 않느냐”고 공세를 폈다. 안희정 후보는 “180석 이상이 아니면 개혁입법을 이뤄 낼 수 없기에 의회다수파가 돼야 한다”며 “당선자로서 대연정을 정당에 제안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사드 해법 이재명 ‘철회’ 문재인·안희정 ‘외교 해결’=사드 배치를 놓고도 후보 간 입장차를 보였다. 문재인 후보는 “현 정부는 공론화를 거치지 않고 외교적 설득도 없이 사드 배치를 졸속 결정해서 중국의 경제보복을 초래했다”면서도 “중국에 항의할 것은 항의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할 것이며, 중국도 경제보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사드 배치로 안보와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며 “현명하고 균형 잡힌 외교가 필요하며 한미동맹이 중국을 적대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중국의 경제보복·미국에 굴욕외교·일본과의 외교마찰 등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국가지도자는 아무리 힘들어도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하기에 미국이 사드 배치를 철회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 후보 약점 파고들기 치열=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면서 치열하게 토론했다.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는 ‘기득권 세력’과 ‘불안한 리더십’이 지적됐다. 이재명 후보는 “세력을 키우기 위해 온갖 기득권 세력을 모으면 기득권 정권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람들 그만 받고 즉각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안희정 후보는 “얼마 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과거 손학규·김한길·박지원·안철수 모두 탈당했다”며 “통합적 리더십을 이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중도나 합리적 보수까지는 확장·포용해야 한다”며 “당 혁신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떠난 것”이라고 말했다.

안희정 후보는 ‘공약 부재’를 지적당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보다 가치와 철학을 가진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했는데, 실제 공약의 구체성이 없다”며 “유권자는 구체적인 공약을 봐야 그 후보의 가치와 철학의 실현가능성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저 역시 각 분야에서 구체적 공약을 내놓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쏟아지는 선심성·시혜성 공약이 아닌 소신과 철학으로 접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에게는 ‘통합력 부재’가 제기됐다. 문재인 후보는 “사이다 발언의 이면에는 사회적 분열을 증폭시킨다는 비판이 있다”며 “갈등치유와 국민통합을 위해 어떻게 사회적 대타협을 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안희정 후보는 “이 후보는 화끈하고 시원하지만 대통령이란 큰 지도자가 되려면 모든 국민을 안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저는 이웃집과는 잘 지내지만 이웃집에 숨은 도둑에는 가혹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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