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며 업무스트레스를 호소했던 홍아무개(19)양의 죽음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장실습을 이유로 고교생을 열악한 일터로 내모는 제도를 개선하고 회사가 홍양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 대책회의(준)는 13일 오전 서울 구로구 LB휴넷 앞에서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회사에 촉구한다. LB휴넷은 LG유플러스 계열사로 콜센터 업무를 맡고 있다.

홍양 죽음이 알려진 뒤 전주 시민·사회단체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진상규명 운동을 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홍양 죽음의 원인이 회사의 과도한 실적 압박과 장시간 노동에 따른 스트레스에 있다고 보고 LB휴넷에 홍양 출퇴근기록 일체를 요구했다.

최근 회사는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홍양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장·휴일·야간근무 등 초과근로를 단 하루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출퇴근기록을 제출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운영하는 전주덕진위센터가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 현장실습생 9명을 대상으로 면담한 보고서에는 매일 6시까지 기본적으로 근무했고, 연장근무도 적지 않았다는 증언이 기록돼 있다. 홍양이 숨진 뒤 "업무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았고 6시 이후에는 일한 적 없다"고 밝힌 센터측 해명과 상반된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이곳 현장실습생은 표준노동시간 7시간 외에도 1시간 연장근무가 일반적이었고, 6시 이후 상품교육과 학습·콜수 채우기 등이 상시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LB휴넷이 진실을 은폐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일 출범하는 대책회의(준)는 홍양 죽음을 널리 알리고 제도개선을 이끌어 내는 활동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전교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다.

대책회의는 "현장실습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수하도록 내모는 현장실습제를 폐지·혁신했더라면 원통한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돌아보게 된다"며 "교육도 노동도 아닌 회색지대에서 신음하는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의 고통을 막기 위해 함께 토론하고, 죽음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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