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풀 꺾이는 것처럼 보였던 은행 가계대출이 2월 한 달간 3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17년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710조9천억원으로, 1월보다 2조9천억원 늘어났다. 2015~2016년 2월 평균 3조3천억원 순증보다 낮지만 2010~2014년 2월 평균 9천억원보다는 높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3조4천억원 늘었다가 올해 1월 증가 폭이 1천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다 한 달 만에 증가 폭을 키웠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고 기타대출 역시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한 달간 2조1천억원 증가해 잔액이 535조9천억원으로 늘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 취급액이 늘어나면서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현재 보금자리론 금리(10~30년 만기 기준)는 2.80~3.05%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8천억원 증가한 174조3천억원으로 1월(마이너스 7천억원) 이후 증가세로 전환했다. 설 연휴에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은 "2월에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낮은 보금자리론 취급을 늘리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고 설 연휴 기간 신용카드 결제수요로 기타대출도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계절적인 요인도 있었던 만큼 증가 추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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