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노동계와 여성단체들은 대선을 앞두고 맞은 109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여성 노동기본권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촉구했다. 야권의 주요 대선주자들은 8일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열린 한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성평등 마이크'를 잡고 양성평등 내각과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약속했다.

◇"여성·노동·보육 정책 모두 뜯어고쳐야"=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13층 컨벤션홀에서 '제109주년 3·8 세계여성의날 한국노총 기념식'을 개최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커다란 차별의 벽에 맞서야 하는 투쟁의 과정"이라며 "노동현장에서 여성은 나쁜 일자리와 낮은 임금에 시달리고, 워킹맘에게 주어진 일·가정 양립은 풀지 못할 숙제와도 같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여성·노동·보육 정책을 완전히 뜯어고치지 않고서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도, 성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도, 나아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도 없다"며 "여성만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계해서는 여성이 겪고 있는 차별과 격차를 줄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남성과 여성, 고령자와 청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시정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 속에 여성노동자가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노동현실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노총 조직개편으로) 여성본부가 없어진 것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여성상임부위원장이 책임지고 여성위원회를 중심으로 여성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인 만큼 좋은 정책과 제안을 달라"고 당부했다.

기념식 참가자들은 △여성 비정규직 일자리만 늘리는 국가고용전략 거부 △노동시장 내 모든 성차별 철폐 △가정폭력·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 반대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과 노동시간단축 제도개선 △의사결정기구 내 30% 이상 여성할당 △사회적 돌봄체계 공공성 도모 등 여성 노동기본권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결의했다.

◇성평등 마이크 앞에 선 대선주자=여성단체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을 열었다.

이들은 "성평등이 민주주의 완성이다"라는 제목의 '3·8 여성선언'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사회, 우리가 염원하는 민주주의는 여성들과 사회적 소수자들을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며 "민주주의가 성평등 관점에서 재정의되고 재구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성평등 의제를 확산하고 민주주의와 여성주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유권자 행동을 보여 주자"며 △여성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격차 해소 △낙태죄 폐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주요 대선주자들과 함께 성평등 관점의 민주주의 실현을 모색해 보는 2부 행사 '성평등 마이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재명 성남시장·안철수 의원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미취학 자녀 부모가 임금삭감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 '10 to 4 더불어 돌봄정책'과 성별 임금격차 해소, 여성안전 정책을 내놓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양성평등 내각 구성(여성비율 임기 초 30%→임기 말 50%), 성별 임금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시했다. 안철수 의원은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고 국무총리 산하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직속 국가성평등위원회로 격상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선후보는 출산휴가 아빠 의무제와 육아휴직파파쿼터제(남성 육아휴직 3개월) 등을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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