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제5회 청소노동자 행진 선포 기자회견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차별 등이 적힌 쓰레기를 쓸어담는 적폐 청소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고 외치며 2010년 시작된 청소노동자 행진이 4년 만에 재개된다.

제5회 청소노동자 행진 준비위원회는 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행진 선포식을 열고 “청소노동자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저임금·용역·차별·무시 같은 말들을 청소하겠다”며 “다음달 22일 청소노동자의 봄을 위해 피워 올려야 할 권리를 이야기하고 찬란한 봄을 맞겠다”고 밝혔다. 준비위에는 공공운수노조·사회진보연대·노동당·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한국비정규노동센터 등 12개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조합원은 “9년 전 노조를 만들고 나서 임금도 오르고 근무조건도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청소노동자는 용역회사 소속”이라며 “다시 우리 현실을 알리고 자신의 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미옥 공공운수노조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 조합원은 “우리도 우체국에서 하루 9시간 근무하며 건물을 깨끗하게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지만 간접고용이라는 이유로 정규직에게는 지급하는 밥값조차 받지 못한다”며 “차별받지 않고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준비위는 지난 3일 열린 청소노동자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1만원 △식대·복지 등 비정규직 차별 해소 △용역업체 변경시 포괄적 고용승계 △간접고용 금지·정규직 고용 법제화 △노조탄압 중단을 주요 요구로 결정했다.

제5회 청소노동자 행진은 다음달 22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준비위는 이달 중순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서울역 버스환승센터에서 새벽 선전전을 진행한다.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행진 개최 소식과 청소노동자의 요구를 알릴 계획이다. 준비위는 지난 2012년 서울지역 100개 주요 건물 청소노동자의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5년이 지난 올해 청소노동자의 현황을 다시 조사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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