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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부산교통공사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바로잡겠다”
   
▲ 윤자은 기자

“제가 재선 위원장인데요. 노조활동 중 4년을 박근혜 정권과 함께했습니다. 나중에 좀 편할 때 나올 걸 그랬어요.(웃음) 공공기관 노사관계는 많이 어렵습니다. 정부와 부딪히는 문제니까요.”

지난해 세 차례 파업을 이끌고 올해 2월 해고된 이의용(39·사진)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의 말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성과연봉제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7일 노조간부 12명을 해임하고 19명을 강등하는 등 40명을 중징계했다. 공사는 이와 동시에 안전업무를 외주화하고 인력 1천명을 구조조정하는 ‘부산교통공사 재창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철도노조 회의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이의용 위원장은 “사측은 노조를 탄압하고 불법을 쉽게 저지르지만 노동자가 이를 되돌리려면 수년간 법정투쟁과 많은 희생을 감내해야 한다”며 “노사관계에서 힘의 균형이 맞지 않은 데다, 공공기관은 정부 입김까지 강해 더욱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노사갈등의 배경에는 정부 지침이 자리 잡고 있다.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가 그랬다. 이 위원장은 “정부가 노사관계에 너무 많이 개입하는 탓에 노사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 통제를 줄이고 시민이 공공기관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법 정상이라면 복직 확신”

- 해고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해고됐지만 현재 정상적인 노조업무를 하고 있다. 특별히 변한 건 없다. 달라진 거라면 직원용 지하철 패스가 정지돼 돈 내고 지하철 타는 정도다.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지역가입자 가입 통보가 왔다. ‘요새 해고자들이 왜 이리 얼굴이 좋냐’는 얘기도 듣는다. 우리는 합법적 쟁의행위를 했기 때문에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이 정상이라면 복직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덜하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 지난해 말 공사가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를 기습적으로 도입했다. 경영진이 일대일 면담을 통해 성과연봉제 개별동의서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측이 성과연봉제 기습 도입 이후 성과연봉제 직무평가를 위한 개별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의하지 않으면 최저등급을 주겠다는 식으로 압박한다. 노조가 관리자와 조합원의 개별 접촉을 막기는 힘들다. 상당수가 이미 동의서를 썼다. 그래서 노조는 '사측의 불이익 협박과 강요로 성과연봉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서를 받고 있다. 추후 사측이 성과연봉제 개별동의서를 근거로 대상자가 동의했다고 거짓으로 선전할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다.”

- 지난해 세 차례 파업을 했는데도 성과연봉제가 도입됐다. 파업은 무엇을 남겼나.

“조합원들을 만나면 노조가 파업해서 얻어 낸 게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 가시적인 결과물을 낸 게 없기 때문이다. 투쟁한다고 결과가 바로 나오는 건 아니다. 3·1 운동을 한다고 바로 독립이 되는 게 아니듯이. 이번 집행부가 투쟁을 했기 때문에 다음 집행부에서 제대로 된 교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투쟁으로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도 상당히 축소됐다. 많은 국민이 파업을 보면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 공공기관이 파업을 했다 하면 다 돈 때문이라고 비난했던 시민들이 우리가 청년일자리 확충과 안전한 지하철을 위해 싸우는 것을 알게 됐다고 본다.”

“재창조 프로젝트, 시대에 역행”

- 올해 1월 부산교통공사 재창조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어떻게 평가하나.

“프로젝트로 재정적자를 해소하겠다는 것인데, 목적부터 잘못됐다. 공사는 사장이 바뀔 때마다 용역을 맡겨 경영수지 개선작업을 한다. 업무를 외주화한다고 해서 인건비가 엄청나게 떨어지지 않는 반면에 안전 문제는 명확하게 발생한다. 안전업무 외주화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지 않다. 과거에는 공사가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으로 경영수지를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면 기사가 좋은 방향으로 나왔다. 그런데 요즘에는 비판적인 기사가 더 많다. 대중이 안전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공사쪽도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있다.”

- 서울시는 지난해 구의역 참사 이후 외주화된 안전업무를 직영화하고 있다. 서울시와 부산시의 대응은 어떤 점이 다른가.

“서울시가 부럽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통제하기도 하고 중재를 서기도 한다. 지방공기업 운영에 사실상 많은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문제를 풀어 나간다. 중앙정부 지침을 방어하면서 노사가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반해 부산시는 공사 사장만 임명해 놓고 겉으로는 공공기관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책임하다.”

“노조가 파업하면 일자리 생긴다”

- 지난해 파업과 구조조정 반대투쟁 과정에서 청년일자리 확충을 요구했는데.

“노조는 신규노선을 개통할 때마다 파업을 했다. 공사는 정규직 인력을 자꾸만 줄이고 계약직으로 인력을 충원하려고 한다. 노조 입장에서는 안전인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채용 확대를 요구했다. 공사 취업준비생들이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취준생들은 부산지하철 노사교섭 결과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공부를 열심히 해도 일자리가 없으면 취업이 불가능하지 않나. 노조가 파업하면 일자리가 생긴다. 노조가 파업한 뒤 신규채용 인원이 확실히 더 많았다.”

- 통상임금 소송과 다대선 연장구간 인력충원을 연계하겠다고 했다. 무슨 뜻인가.

“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받을 임금의 55%를 올해 4월 개통하는 다대선 연장구간 신규인력 충원과 노동시간단축 재원으로 써 달라고 제안했다. 지난해 6월 통상임금 재원으로 노동시간단축을 추진하는 안에 조합원의 93.3%가 찬성했다. 미지급 통상임금을 덜 받더라도 인력을 충원해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조건을 개선하자는 노조의 제안에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찬성한 것이다. 그러나 사측은 통상임금 소송 자체를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노조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이다.”

- 공사에 하고 싶은 말은.

“공사는 교섭을 할 때 적어도 직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안을 갖고 와야 한다. 직원들 생각과 완전히 동떨어진 안을 던져 놓고 노조에 그 짐을 해결하라고 한다. 제대로 된 경영진이라면 내부 직원들의 동의를 받고 의사를 수렴해서 공사를 운영할 것이다. 노조를 적대시할 게 아니라 경영진 스스로 직원을 설득할 수 있는지를 돌이켜 봤으면 한다.”

윤자은  bory@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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