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구미공장에 복수노조가 설립됐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은 이날 LG디스플레이우리노조(위원장 문병준)에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 노조는 기업별노조로, 상급단체는 없다. 구미공장은 물론 본사와 파주공장 생산직·사무직(연구원 포함),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노조 가입대상을 열어 놓았다.

문병준(36)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구미공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과정에서 "국소배기장치를 제대로 가동시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언론에 제보했다가 회사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의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언론에 회사 관계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줬다가 당사자와 상급자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문 위원장은 "회사와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자로서 권익을 찾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노조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노조가 없었던 사무직이나 협력업체 직원들이 가입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현재 많은 직원이 가입원서를 냈다"고 전했다.

한편 회사는 24일 문 위원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회사가 밝힌 징계 사유는 '신규 프로젝트 관련 비밀 또는 중요정보 무단유출과 개인정보 무단유출건'이다. 회사는 징계위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소명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문 위원장은 "노조를 설립하니까 징계위를 개최한다는 건 엄연한 노조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문 위원장에 대한) 징계조사를 진행해 왔다"며 "설 명절과 징계위원들의 일정 등을 감안해 징계위 개최일자를 정했는데 그 사이에 설립신고를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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