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탈퇴원을 제출하면서 LG·삼성·SK그룹을 비롯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했다. 전경련이 24일 총회에서 새 회장을 뽑지 못하면 사실상 해체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카드·현대제철 등 11개 계열사가 전경련에 탈퇴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주요 재벌그룹이 박근혜 대통령의 요구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드러난 뒤 해체 압박을 받아 왔다. 지난해 12월 LG그룹이 가장 먼저 탈퇴했다. 4대 그룹은 2015년 기준 전경련 연간회비 492억원 중 77%인 378억원을 부담했다.

1961년 설립된 뒤 재계 맏형 역할을 해 온 전경련은 존속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전경련은 24일 오전 정기총회에서 새 회장을 선출한다. 총회 전 회장단 20명이 신임 회장을 정한 뒤 총회에서 추인한 관례를 고려하면 늦어도 23일까지는 새 회장을 정해야 한다.

하지만 후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손경식 CJ회장이 유력후보로 거론되지만 수락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경련 정관에 따르면 후보가 없으면 회장단 중 최연장자가 회장대행을 맡게 되는데, 강제조항은 아니다. 회장단 중 최연장자는 1938년생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다.

회장을 뽑지 못해 비상체제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다. 허창수 현 회장은 이달 말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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