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졸업 후 구직활동을 하는 박아무개(28)씨는 “취업에 실패할 때마다 자존감은 떨어지고 밥만 축내는 무능력자란 생각이 든다”며 “휴대전화 요금이나 학자금 대출은 꼬박꼬박 빠져나가는데 취업이 안 돼 힘들다”고 말했다.

청년 구직자의 63%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유니온이 15일 발표한 ‘2016 구직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받는 63%의 청년 구직자 중 20%는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낀다”고 답했다. 2015년 통계청이 조사한 19~29세 청년의 스트레스 인지율(37%)과 비교하면 청년 구직자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대단히 높은 수치다.

청년 구직자의 72%는 생활비나 교육비 충당을 위해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평균 주당 22시간의 근로를 제공하고 받은 임금은 월 65만원이다. 응답자의 36%가 본인 명의 부채가 있으며, 그중 87%가 학자금 대출이다. 평균 부채액은 1천201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빚을 갚지 못하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취업 후 상환학자금 미상환자는 7천912명으로 전년보다 49.5% 급증했다. 2012년 대비 7.2배 늘었다. 청년 구직자의 68%는 "사회와 정부로부터 취업준비와 구직활동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청년 구직자는 학생으로도,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하며 사회권 박탈 상태에 놓여 있다”며 “실질적인 취업지원과 취직 이후 실업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10월28일부터 11월20일까지 4년제 대학 4학년 재학생과 졸업유예 혹은 졸업 이후 취업을 준비 중인 만 29세 이하 청년 구직자 4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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