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자료와 정부의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자료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열린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기일에서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멕시코 순방 관련 자료와 아프리카뿐 아니라 여러나라를 아우르는 ODA 사업 관련 협력 구상안을 보여줬다”고 증언했다. 박 과장은 “저도 군 생활을 청와대에서 했다”며 “최씨가 보여준 문건이 극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최씨가 문화체육관광부 예산안을 보여주고 사업 기획에 참고하라고 한 사실도 증언했다. 그는 “최씨가 지난해 2015년도 문광부 예산안을 보여주며 ‘K스포츠클럽 지원 기획안 작성에 참고하라’고 했다”며 “예산안 중 우리가 쓸 수 있는 예산이 얼마인지 자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박 과장에 따르면 최씨는 김종 전 문광부 2차관으로부터 예산안을 받았다. 박 과장은 이를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참고했다.

한편 이날 변론기일에서는 실소가 수차례 터져 나왔다.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엄중성에 비해 수준 낮은 증인 신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조성민 전 더블루K 대표에게는 이미 답변한 내용을 재차 묻는가 하면, 취지를 이해할 수 없는 질의도 계속됐다.

박 대통령측 대리인단은 조 전 대표의 월급에 집착했다. 이상용 변호사는 조 전 대표의 월급이 얼마인지, 어떻게 받았는지를 재차 물었다. 결국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은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장시간 질문하고 있다”며 “효율적으로 신문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월급과 관련된 질의는 계속됐다. 이 변호사는 급기야 “(더블루K 직원) 급여는 법인카드에서 나간 거 아니냐?”고 물었고, 듣고 있던 강일원 재판관이 “급여가 어떻게 법인카드에서 나가냐”며 꾸짖는 상황이 발생했다. 방청석에서는 물론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서도 멋쩍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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