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수위 높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종대 한국감정원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했다.

노조는 7일 성명을 내고 “서 원장이 낙하산 인사로 공공기관장이 됐을 때부터 예견된 참사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동계에 따르면 서 원장은 지난해 열린 ‘11·3 세계평가기구 총회’를 마치고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회식 자리에서 한 여성 직원에게 “양놈들은 너 같은 타입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피부가 뽀얗고 몸매가 날씬해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7월에는 서울 사무실에서 여성 직원들과 간식을 먹는 자리에서 “아프리카에서 예쁜 여자는 지주의 성노예가 되고 못생긴 여자는 병사들의 성노예가 된다”며 “한국 여자들은 이렇게 일해도 돈도 벌 수 있으니 행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월 후 있었던 케냐 나이로비 출장 중엔 “가족이 없는 사람들은 오입이나 하러 가자”고 말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발언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왜곡된 성의식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의혹이 사실일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서 원장에게 여성은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수치와 모욕을 일삼아도 되는 힘없는 존재였을 뿐”이라며 “수많은 성희롱 발언을 여성 노동자들의 면전에 내뱉은 것은 권력을 이용한 위계형 성폭력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서 원장은 건설 주무부처 공무원 출신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지냈다. 2014년 3월부터 감정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데, 취임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성과연봉제를 강제로 도입해 노동계와 마찰을 겪었다. 노조는 서 원장 파면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는 감사에 착수했다.

노조는 “여성 금융노동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서 원장에게는 자진사퇴도 사치”라며 “국토부에 즉각 파면 등 엄중 문책을 강력히 요구하며, 죗값을 치르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감정원은 해명자료를 내고 “서 원장이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일부 직원들이 공금 횡령으로 징계를 받고 서 원장을 음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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