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선언 뒤 주요 대선주자들의 신경전이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독주하는 문재인 전 대표를 쫓는 2·3위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대연정’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다. 이 시장은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일 촛불민심은 안희정 지사가 제안한 대연정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며 “대연정 제안을 철회하고 다음주 촛불집회에서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민주세력이 단결해 야권연합정권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 지사는 이달 2일 “노무현 정권 때 못다 이룬 대연정의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 역시 3일 오후 서울 세운상가 팹랩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어떠한 대연정에도 찬성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안 지사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노무현 정부의 대연정과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것은 대연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며 “대한민국헌법은 의회와의 협치를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진행할 수 없게 한 만큼 국민의 개혁 요구를 단 한 걸음이라도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대연정 제안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1~2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2%), 안희정 충남도지사(10%), 황교안 국무총리(9%),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재명 시장(7%),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0.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0.5%) 순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1월 첫째 주와 비교할 때 안희정 지사는 7%포인트, 황교안 총리는 6%포인트 상승하면서 반 전 총장 표를 흡수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판도가 야권으로 기울면서 야권후보들의 각축전이 치열해졌음을 보여 준다.

향후 관전포인트는 국민의당과 손학규 전 대표가 이끄는 국민주권개혁회의 간 통합작업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손 전 대표가 4일 만나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5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기획단 발족 기자간담회를 열고 “손학규 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의 연대에 대비해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경선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이들이 안철수·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경선을 치르면서 제3지대발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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