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교사 이아무개(36)씨는 “고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으면 어김없이 우울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 그는 “고3 담임의 업무 성패는 학생들의 입시에 달려 있다”며 “예측할 수 없는 입시전형을 정확하게 파악해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인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를 비롯한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의 직무스트레스와 우울증 수준이 일반 교사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와 전국교직원노조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3일 교사 직무스트레스와 건강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전국 초·중·고 79곳 교사 1천61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의 경우 60.6%(유력우울증 43.9%, 확실우울증 16.7%)가 우울증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성화고 3학년 담임교사는 48.5%(유력우울증 31.4%, 확실우울증 17.1%), 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는 42.5%(유력우울증 27.3%, 확실우울증 15.2%)로 뒤를 따랐다.

고3 담임교사는 특히 다른 학년 담임교사에 비해 업무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의 43.5%, 특성화고 3학년 교사의 40.5%가 "업무처리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학생 진로 및 진학 지도에서는 일반고 3학년 담임교사(63.8%)·특성화고 3학년 담임교사(54.1%)·중학교 2학년 담임교사(37.1%)가 다른 학년보다 높은 업무 부담을 호소했다. 지난해 모욕적인 비난·고함·욕설을 들은 비율도 낮게는 21.4%, 높게는 38%나 됐다. 가해자는 학생·학부모·동료·상사 등이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41.1%), 특성화고에서는 학생이 주된 가해자(48.1%)였다.

전교조 관계자는 “정기적인 교원 건강실태조사와 교권보호를 위한 법·제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며 “표준수업시수를 제정하고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해 교육의 질이 유지되고 교원 건강상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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