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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사고에 접근하는 기본 방법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동일한 사물이라도 보는 사람의 입장과 시선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건이라도 접근하고 분석하는 방법에 따라 산업재해로 보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노동자 A씨는 다른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생이 업무를 마친 후 외부에서 배달용 오토바이를 인계받고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숯가마공장 노동자 B씨는 사업주가 마련해 준 컨테이너를 숙소로 사용했다. 당시 추위를 막기 위해 숯 몇 개를 가져와 난로로 삼았는데, 불행히 수면 중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노동자 C씨는 출근 후 부서장 허가를 받고 사업장 내에 있는 차량판매센터에서 구매상담을 받은 후 자전거를 타고 복귀하다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세 가지 사례는 모두 공단 지사에서 산재로 불승인됐다. 업무상 사고를 분석하고 접근하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업무상 질병을 제외한 나머지 범주를 업무상 사고라고 하면, 업무수행 중 사고가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업무수행 중 사고라 하더라도 재해경위가 불명확한 경우, 근로시간이 아닌 경우, 기존 동일질환이 있었던 경우, 당해 재해로 발생할 수 있는 성질의 상병이 아닌 경우, 비업무적 활동으로 인한 사고인 경우(대법원 2006.10.13 선고 2006두7669 판결)에는 업무상 재해로 승인받지 못한다.

일단 업무상 사고 유형을 판단할 때 업무수행 중 사고, 업무 준비 또는 마무리 중 사고, 시설물 결함 사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안전의무 위반 사고, 통근 중 사고, 휴게시간 중 사고, 출장 중 사고, 해외 출장 또는 파견 사고, 행사 중 사고, 회식 중 사고, 요양 중 사고, 타인 가해행위에 의한 사고, 노조활동 중 사고, 자해행위에 따른 사고 등 어떤 유형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유형이 겹치는 경우 각각의 유형을 동시에 주장할 수 있다. 각 유형에 있어 최대한 산재로 포함되는 요소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A씨는 통근 중 재해로 볼 수 없고, 업무시간 이외 업무와 무관한 재해로 판단돼 불승인됐다. 그러나 평소에도 피자 배달을 위해서는 오토바이를 필수적으로 이용했고, 근무일이 아닌 날 오토바이를 인계받은 것은 실질적으로 다음날 배달을 위한 ‘업무준비행위 또는 업무에 따르는 필요적 부수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었다. 또한 오토바이 소유권이 사업주에게 있는 이상 명시적인 지시가 없었더라도 사실상 사용자 허가 없이 오토바이를 인계할 수 없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B씨는 숯 사용에 있어 사업주 허가를 받지 않는 등의 이유로 사적 행위 재해로 불승인됐다. 숯을 훔친 것에 대해 절도죄로 고소하지 않은 이상, 사업주는 이미 숯 사용을 사실상 용인한 것이다. 컨테이너가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인 만큼 그 시설물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는 사업주에게 있다. 또한 겨울철 난방조차 제공하지 않아 부득이 숯을 난로로 삼은 것은 애초 시설물에 하자가 있거나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도 이를 넓게 해석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시설물을 제공하는 경우라면, 사업주로서는 해당 시설물을 미리 점검해 그것이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경우 시설물 관리주체에게 그 시정을 요구하고, 만일 그 시설물 관리주체가 이에 응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안전한 다른 시설을 마련해 근로자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으므로, 사업주가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면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 소홀’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서울행정법원 2006.8.8 선고 2005구합34701 판결, 대법원 확정)

C씨는 업무와 무관한 사적행위로 판단돼 불승인됐다. 사업주가 근무시간 중 허가를 한 이상 포괄적인 지배하에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차량판매센터는 사업주가 제공한 복리후생시설이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 업무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10.15 선고 2009두10246 판결).

둘째, 재해자가 복귀하던 과정은 ‘통상적 경로와 방법’이었다. 법원은 작업장 범위에 들어온 이후 통근행위는 업무와의 관련성을 인정하고 있다(서울고등법원 2004.9.24 선고 2004누628).

셋째, 재해 시간은 근무시간이지만 실질적으로 업무에서 벗어난 사실상 휴게시간이었다. 법원은 통상적·정형적·관례적 방법에 따라 휴게시간 중 재해가 발생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판단한다(대법원 2003.10.10 선고 2003두7385 판결).

결국 A씨와 B씨의 재해는 산재심사위원회에서 원처분이 취소돼 각 사안이 산재로 승인됐다(A 사건번호 2015-003951, B 사건번호 2011-909304)). C씨의 경우 세 가지 논리가 모두 수용돼 서울행정법원에서 산재로 판단됐다(서울행정법원 2017 1.12 선고 2016구단58195 판결).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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