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6대 한국노총 임원선거 선거인대회에서 김주영(55·사진) 후보가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김주영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후 단상에 올라 “선거 과정에서 김만재 후보측에서 해 주신 쓴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분열된 조직을 통합하고 실천으로 현장의 신뢰를 회복해 더 강력한 한국노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후 지지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감사의 인사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당선 소감은.

"조직이 양쪽으로 나뉘어서 선거를 치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통합이 필요하다. 그리고 내부혁신을 통해 지금 박근혜 정권이 밀어붙이고 있는 반노동 정책들을 하루빨리 폐기시키는 것이 한국노총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동안 많은 민심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만났다. 그 마음을 잘 헤아려서 투쟁사업장 지원도 할 것이다. 한국노총이 사회개혁의 중심세력으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통합을 앞세웠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뭔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산별을 중심으로 조직이 갈라진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 직접 찾아가서 만나든지 회의체를 통해서 만나든지, 달래고 소통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복귀 의사는 없나.

"전혀 없다. 나는 과거에는 사회적 대화를 굉장히 중시한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 노사정위에는 전혀 기대할 게 없다."

- 노사정위 폐기와 대안에 대한 의견은.

"한국노총은 현안이 굉장히 많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너무 노동자들을 짓이기지 않았나. 결국 재벌들이 돈을 지원해서 그런 정책이 마련된 것인데 한국노총의 힘으로 어떻게 막아 낼 것이냐, 노동개악법을 어떻게 폐기시키느냐가 가장 큰 현안이다. 노사정위 문제는 김만재 후보도 이야기했지만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3자를 대표하는 합의를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 역할들이 복원됐다고 여겨질 때,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났다고 여겨질 때, 적어도 노사정위가 총리실이나 대통령 직속이 됐을 때 신뢰할 수 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답해야 한다."

- 3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다.

"조합원들과 선거인단의 마음을 얻는다는 게 참 어려웠다. 6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현장을 지킨 모습을 조합원들이 신뢰한 것 아닌가 싶다. 아주 쓴 약을 두 번 먹었다. 한국노총 안에서도 '선거 떨어진 놈이…'라고 할까 봐 말도 아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특별히 대꾸를 안 한 것도 그런 것을 감안해서다. 선거를 총 13번 했는데, 2번의 낙선은 스스로 자만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 조기 대선이 점쳐진다. 정치방침은 어떻게 정하나.

"유세과정에서도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한국노총의 명운이 걸린 문제는 조합원이 직접 결정해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 집행부의 뜻이 아니라 조합원 전체가 참여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을 만들겠다."

-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노동자와 서민, 대중이 지금보다 1센티미터라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정책을 짜 달라. 지금같이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아픈 데를 보듬어 주고 사회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 우리가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는 안정된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아야 한다. 그런 철학을 가진 정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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