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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시정 제도의 한계이병훈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 이병훈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참터 무등지사)

광주시교육청은 방과후학교 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무기계약 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를 동시에 고용하고 있다. 교육청은 단시간근로자라는 이유로 무기계약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토요일 유급수당과 교통보조비·가족수당·자녀학비보조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평균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이상인 자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는 이유로 단시간근로자를 차별하고 있는 것이다.

동부대우전자는 정규직 결원이 생기면 지속적으로 1개월 단위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다. 기간제 근로자라는 이유로 가족수당·생산공정수당·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100여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최근까지 사용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광주시교육청이 방과후학교 과정을 담당하는 단시간근로자에게 토요일 유급수당과 교통보조비·가족수당·자녀학비보조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상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광주지방노동청은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단시간근로자에게 토요일 유급수당과 교통보조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했으나 광주시교육청이 시정하지 않자 노동위원회에 통보했다.

동부대우전자단결노동조합은 동부대우전자가 기간제 근로자에게 가족수당·생산공정수당·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기간제법상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광주지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광주지방노동청은 생산공정수당과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11명에게 밀린 수당과 상여금을 지급하라고 동부대우전자에 시정명령을 했으나 회사는 시정하지 않았다. 현재 이 사건도 노동위원회에 통보됐다.

광주시교육청은 노동위원회 사건 진행 과정에서 시정명령을 이행했으며 동부대우전자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 의결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심리 과정 중에 시정금액의 90%만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여기까지 보면 고용노동부를 통한 차별시정 제도가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으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광주시교육청은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은 1년 이상 재직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고 주장했고 광주지방노동청은 근로자 개개인의 계속근로 여부를 살펴보지 아니한 채 이를 수용했다. 중학교에 근무하는 방과후학교 업무 담당 단시간근로자는 조사조차 하지 못했고 따라서 차별시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과적으로 광주시교육청은 당연히 지급해야 할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을 주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중학교에 근무하는 방과후학교 업무 담당 단시간근로자에 대해서는 차별이 정당한 것인 양 됐다.

동부대우전자에는 2015년 11월 기준으로 100여명의 기간제 근로자가 근무했으나 시정명령 대상은 10여명에 그쳤다. 가족수당은 개개인의 부양가족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대상에서 제외했다. 결과적으로 동부대우전자가 가족수당을 미지급하고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약 90여명의 기간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 정당한 것처럼 됐다.

이처럼 광주지방노동청이 노동조합의 진정을 받아들였으나 이후 차별시정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제3자가 됐다. 차별시정 제도는 반쪽짜리 제도로 전락하고 말았다. 노동위원회는 광주지방노동청의 통보 사건에 대해 노동조합이 당사자 지위를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여할 기회조차 박탈했다. 광주지방노동청의 잘못된 행정을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바로잡을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광주시교육청은 광주지방노동청이 명령한 시정기간이 지난 현재까지 차별을 지속하고 있으며 동부대우전자는 광주노동청의 시정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 광주시교육청은 예산상 이유로 나중에 주겠다는 것이고 동부대우전자는 중앙노동위에서 차별시정 금액의 90%만 주고 합의했으니 광주지방노동청의 시정지시를 이행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기간제 근로자와 단시간근로자들은 고용불안 때문에 사실상 차별시정 신청을 할 수 없다. 기간제법 개정으로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게 됐지만 이 제도는 있으나 마나 하다. 노동부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명령할 수 없기 때문에 차별시정 제도는 이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노동조합을 차별시정 신청 주체로 인정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이병훈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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