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용산참사 백서 발표 및 전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20일 용산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벌어졌다. 건물을 점거해 세입자 보상을 요구하는 주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23명이 부상을 당했다.
서울시는 용산참사를 우리나라 재개발 역사에서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사건으로 규정하고 발생 원인과 교훈을 기록하기 위해 2년간 백서 발간을 준비해 왔다. 백서 발간을 위해 1만여 페이지에 달하는 검찰수사기록과 판결문을 검토하고, 9천여장의 영상·사진·언론보도를 살폈다. 50여명 관계자와 심층인터뷰도 거쳤다. 240페이지 분량의 백서에는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이라는 제목이 달렸다.
책자는 △사진으로 보는 용산참사 △서론(백서의 목적 및 작성 방법과 범위) △발생과정 △수습과정 △용산참사 이후 변화 및 해결 노력 △용산참사의 구조적 원인과 새로운 재개발 정책방향 등으로 구성됐다.
서울시는 특히 용산참사 전후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비사업에 새로운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쪽에 관심을 쏟았다. 구체적으로 세입자의 주거권·영업권 강화를 위해 상가세입자 손실 보상금을 현실화하고, 보상시 세입자가 가입한 조합에 협상재량권을 부여하는 대안이 소개됐다. 서울시는 백서의 내용을 핵심 콘텐츠로 삼아 오는 2020년까지 용산4구역 내 ‘용산참사 전시관’을 짓는다. 전시관 장소는 민간사업자에게서 기부채납 받는다. 550제곱미터 규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용산참사의 근본적·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따져서 발본색원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천하기 위해 백서를 만들게 됐다"며 "사람은 결코 철거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서울시는 개발을 위해 사람들의 삶터와 일터를 대책 없이 파괴하고 철거하는 과거의 개발방식과는 결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백서 발표를 기념해 이날부터 25일까지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기념 전시회를 진행한다. 백서 내용을 요약한 동영상·패널, 용상참사 관련 사진·미술 작품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