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최근 보수단체 집회에서 "한국노총은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주장한 철도사회산업노조 간부(본부장) 김아무개씨의 발언을 "반조직 행위"로 규정하고, 노조 차원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씨에게도 조합원과 산하 조직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노총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상임집행위원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임집행위는 '반조직 행위자 관련 한국노총 대응방안 마련'을 단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한국노총은 "김 본부장의 발언은 '박근혜 퇴진 투쟁'이라는 한국노총 방침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반조직 행위이며 '박근혜 퇴진 투쟁'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노총과 100만 조합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1월3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박근혜 퇴진 투쟁을 결의했고,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철도사회산업노조에 사과와 후속조치를 취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조직 안팎에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노조 규약·규정에 의거해 김 본부장을 반조직 행위에 상응하게 조치하고, 그 결과를 총연맹에 보고하라고 했다. 당사자인 김 본부장에게는 한국노총 조합원과 산하 조직에 사과한다는 발표를 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한국노총은 아울러 '박근혜 퇴진 투쟁' 동영상을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상임집행위에 앞서 김 본부장은 한국노총을 찾아 소명과 사과를 하면서 사직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은 이달 7일 강남역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고, 이후 시청으로 이동해 자유발언을 통해 "한국노총은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한다"며 한국노총이 박근혜 퇴진을 반대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시 김씨의 발언 영상이 트위터와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자신의 정치성향에 따라 개인 의견을 말하는 건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한국노총이 대통령을 사랑한다고 발언한 것은 조직과 조합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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