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부유관기관노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지부

반년 넘게 무단협 상태로 노사관계가 파탄에 이른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인사전횡 의혹에 휩싸였다. 17일 노동부유관기관노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지부(위원장 송춘섭)에 따르면 공단이 이달 1일 단행한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정 경영진이 선호하는 부서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지부는 감사원에 진정을 제기했다.

“경영진 자기 라인 챙기기 급급”

지부는 “이사 2명이 원칙과 기준 없이 특정 부서 직원 대다수를 승진시켰다”며 “경영진의 자기 사람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공단 인사규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공단 인사규정에는 특정 부서만 승진 인사 혜택을 주지 못하도록 보완책이 마련돼 있다. 부서별로 평가등급별 인원배분율을 적용해 개인별 근무평정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기획관리이사 라인인 기획관리실에서 승진 후보군이 100% 가깝게 승진했다"며 "부서별 상대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에 특정 부서 후보 인원이 한 번에 승진하는 것은 규정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부 인원 가운데 기수에 상관없이 빠르게 승진된 경우가 많아 특혜 인사라는 뒷말이 나온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공단은 지난해 9월 이사장이 비서실장을 상위 보직인 고용개발원 고용개발실장으로 임명했다가 특혜 논란을 샀다. 중앙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부가 문제를 제기하자 고용노동부가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노동부는 ‘혐의 없음’으로 감사를 종결했다. 또 다른 지부 관계자는 “명백한 인사전횡인데 이사장의 인사권을 이유로 감사를 종결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비서실 근무 직원은 승진인사 때마다 승진하는 등 이사장의 자기 사람 챙기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인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단 관계자는 “내규에 부합되는 문제 없는 인사였다”며 “고충처리위원회를 운영해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고 말했다.

지부는 최근 인사전횡 의혹을 담은 진성서를 감사원과 국민신문고에 냈다. 송춘섭 위원장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감사원, 철저히 조사해야"

곧 임기가 만료되는 기획관리이사 후임 인사를 두고는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위반 주장도 제기된다. 공단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에 따르면 이사회는 임원 임기가 끝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 2개월 이전에 위원을 선임해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기획관리이사의 임기는 다음달 7일 만료된다. 규정대로라면 지난달 7일 이전에 공모를 해야 했다. 현재까지 공모절차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부는 “기획관리이사가 스스로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임이 아닌 경우 임원추천위를 구성해 공모한다”며 “현재 이사의 연임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부는 본부 위주의 인력 배치를 문제 삼고 있다. 공단 본부는 정원 대비 95% 수준의 인력이 배치돼 있다. 특히 기획관리실은 정원을 초과했다. 반면 지사·직업능력개발원·맞춤훈련센터 등 소속기관은 정원 대비 75%만 배치됐다. 지부는 “기관 전체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최일선 기관에 우선 배치해야 한다”며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현장을 외면한 채 본부에 과다하게 배치한 것은 잘못된 인사”라고 지적했다.

공단 관계자는 “신규 기관 개소에 따른 일시적인 현장 인력부족 현상”이라며 “이번주 내에 채용 공고를 내고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부는 지난해 6월 단체협약이 실효됐지만 성과연봉제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단협을 갱신하지 못하고 있다. 지부는 이날 현재 155일째 공단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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