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선 엄마는 그 손 놓지를 못해 연신 허리 굽었다.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 앞 짧은 만남. 손 인사 건네니 쭈뼛거리던 아이가 제 엄마 품을 찾아 얼굴을 비볐다. 좀 컸다고 형은 뒷자리 지켜 동생을 감쌌다. 노란 옷 엄마가 다가와 슬며시 손잡고 놓지를 않았다. 작은 손을 만지작만지작, 허리 숙여 그 뽀얀 얼굴을 오래도록 살폈다. 눈에 넣었다. 주렁주렁 눈물 많던 엄마 얼굴에 웃음 번졌다. 아이만 보면 좋아서 물고 빨고, 영석이 엄마는 많이 웃다가 금방 울었다. 남의 집 자식을 품에 끼고 그랬다. 천일이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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