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연맹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8대 집행부를 이끌 임원선거가 치러진다. 연맹 부위원장인 이형철 후보(기호 1번)와 위원장인 이윤경 후보(기호 2번)가 맞대결한다.

이형철 후보는 현 집행부를 가리켜 “고장이 났다”고 비판했다. 즉각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윤경 후보는 “무원칙하게 조직 문제를 해결해서는 또다시 갈등이 반복된다”고 반박했다. 반성은 하되 원칙에 기반을 둔 사업을 해야 조직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현재 투표일은 보름 남았다. <매일노동뉴스>가 이날 출마의 변과 공약을 통해 두 후보의 면면을 살펴봤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설치"=기호 1번 이형철 후보는 흥국생명 해고노동자다. 12년 넘게 모회사인 태광그룹에 맞서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 공동대표로도 활동한다. 엄기형 수석부위원장 후보(전국협동조합노조 경인본부 용인지부장)·류경희 부위원장 후보(한국HP노조 여성위원장)·이동기 사무처장 후보(한국거래소노조 위원장)와 팀을 이뤘다.

지난 임원선거에서는 이윤경 후보와 러닝메이트가 아닌 개별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이형철 후보는 "이윤경 집행부 3년간 혼란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지역본부 설립과 공공기관투쟁위원회 상설화 같은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노조를 비롯한 5개 조직이 연맹을 탈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연맹이 가맹조직의 우산이 돼 주기는커녕 산하조직들이 연맹을 걱정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며 “갈라져 있는 연맹과 산별, 분열돼 있는 조직을 제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반드시 통합하겠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와 재통합 추진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연맹은 지난해 초 산별노조 구축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보이다 의무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무금융노조를 제명했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설치도 약속했다.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 조합원들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연맹 지역본부 건설 △캐피탈·IT 등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업종별 금융공공성 투쟁 강화 △여성간부 양성과 여성사업 체계화도 추진한다.

이 후보는 "공약과 사업추진 실태를 6개월마다 평가하는 공약실천점검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생존권 사수를 위해 대정부 투쟁과 법·제도 개선투쟁에 주력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산별 토대 구축"=기호 2번 이윤경 후보는 "연맹이 심각한 조직갈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언제까지 책임공방만 하면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협동조합노조로 명칭을 바꾼 옛 축협노조 출신이다. 축협노조 6·7대 위원장을 지냈다.

이 후보는 "민주노조운동 원칙으로 조직을 바로 세워야 한다"며 "무원칙하게 조직 문제를 해결해서는 또다시 갈등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핵심공약으로 대산별 토대구축을 내걸었다.

그는 대산별 구축을 위해 "임기 중 사무금융노조와의 조직갈등을 해결하고 지도부 통합 선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업종본부를 확대·강화하고 실질적인 산별을 위해 단체협약 유효기간도 통일한다.

이 후보는 ‘투쟁하고 연대하는 연맹’을 기치로 정리해고 철폐, 고용안정 투쟁과 해고자 복직투쟁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도 주요 공약이다. 그는 △불안정노동 철폐 및 노동기본권 강화 투쟁 △중소·영세 비정규 사업장 조직화 사업 △업종별 공조를 통한 사업장 비정규직 조직화를 세부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조합원과 소통하기 위해 상시적으로 현장을 순회하고, 여성 승진차별 제도를 근절하는 활동에도 나선다.

이 후보는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차이를 극복하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해 더불어 살아가는 현장을 만들 것”이라며 “조합원들과 삶을 함께하는 연맹, 정책과 정치세력화 능력이 뛰어난 연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홍구 수석부위원장 후보(교보생명보험노조 위원장)·김기범 부위원장 후보(한화손해보험노조 위원장)·현희숙 사무처장 후보(전국사무연대노조 부위원장)와 동반 출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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